본문 바로가기

이주청소년

목소리 없는 목소리들 목소리 없는 목소리들 이세기 짜오위의 하루 짜오위(21세)의 하루는 정오가 지나서 시작된다. 공장에 가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부모와 다르다. 식구가 함께 아침밥을 먹은 지도 오래되었다. 밤새 인터넷을 하다 새벽 5시쯤에 잠이 든 그는 2시쯤 느지막하게 일어나 다시 인터넷에 접속한다. 그리고는 게임과 메신저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4년째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짜오위는 변한 것이 없다. 하루 일과 역시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 사이 한국어를 배운 것도 아니고 학교를 다닌 것도 아니다. 대만식 교육을 하는 화교 학교에 입학했지만 세 달 만에 학업을 포기했다. 이유는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거의 매일 싸웠어요. 놀림을 받는 것도 싫었고, 왠지 모르게 어울리지 못했어요. 왕따였어요... 더보기
갈 곳 없는 이주청소년 이세기 방에 갇힌 아이들 벌써 세 번째다. 중국에서 온 장리(여, 16세)를 만난 것이. 장리를 만난 것은 우연이었다. 평소에 알고 있던 이주민으로부터 자신이 알고 있는 중국 하얼빈(哈爾濱)에서 온 결혼 이주여성이 있는데,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느냐고 물었다. 만나잔다. 함께 찾아간 집은 전철 철로변에 닥지닥지 붙어 있는 연립주택이었다. 문을 두드리자 앳된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소녀가 문을 열어준다. 이름을 묻자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눈치다. 그저 웃음뿐이다. 아이의 어머니인 왕홍위(42세)씨가 딸이라고 한다. 한국에 온지 3개월밖에 안되어 말을 할 줄 모른단다. 장리가 공책에다 자신의 이름을 한자로 썼다. 그게 첫 만남이었다. 딸과 함께 한국어를 배우겠다고 한 왕홍위 씨는 2005년 결혼 이주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