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캄보디아

속도의 역설 캄보디아 씨엠립까지 가는 길에 차가 고장났다 카센타에 들어 갔는데 자동차를 고칠만한 공구가 없다 난감했다 이리보고 저리보고 그렇게 1시간을 노상 카센타에서 보내야만 했다 앙코르왓트에 아침해가 솟는다 잠시 묵상이다 지나 온 길을 생각해 본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어디로 가는가 앙코르왓트 회랑을 지키는 캄보디아 여인의 뒷모습을 보면서 잠시 삶을 본다 삶은 언제나 불안하다 아시아에는 느릿한 풍경 속에 속도의 역설이 있다 더보기
아시아의 아이 전쟁도 굶주림도 없는 풍경이 있는가 고통도 없고 갈등도 없는 그런 풍경이 있는가 아시아에는 자연을 닮은 아이들의 천진한 웃음이 있다 미소가 있다 그러나 톤레쌉 호수만큼이나 이미 늙어버린 아시아의 아이 그림을 그리며 혼자 놀고 있는 아이 놀이터에서 생존을 위해 1달러를 외치며 생계로 내몰린 아이 주먹을 쥐고 울고 있는 아이가 있다 아시아의 아이야 아시아의 아이야 한국의 아이 황 명 걸 배가 고파 우는 아이야 울다 지쳐 잠든 아이야 장난감이 없어 보채는 아이야 보채다 돌멩이를 가지고 노는 아이야 네 어미는 젖이 모자랐단다 네 아비는 벌이가 시원치 않았단다 네가 철나기 전 두 분은 가시면서 어미는 눈물과 한숨을 아비는 매질과 술주정을 벼 몇 섬의 빚과 함께 남겼단다 뼈골이 부숴지게 일은 했으나 워낙 못 사는 .. 더보기
국경을 걷는다 국경을 걷는다 국경을 넘는 일은 꿈과 절망을 넘는 일이다. 태국 국경도시 아란을 통해 캄보디아 포이펫을 향해 걷다보면 국경의 아이들과 짐꾼들의 모습이 처연하게 눈에 들어온다. 깡마른 몸에 퀭한 눈빛, 어린아이들의 모습 속에 아시아의 모습이 그대로 형형하다. 침묵 속에 찌든 몸이 앙상하기만 하다. 비포장도로 흙길에는 쉼없이 흙먼지가 날린다. 해는 쨍쨍하다. 거리에는 사람들로 넘치지만 실업의 걸음거리다. 다리하나 넘으면, 국경 문을 넘으면 갈 수 있는 나라가 있다. 하지만 언제나 가난한 나라의 문은 사람들로 넘쳐나고 부자 나라의 문은 언제나 한가롭다. 양극의 삶이 동거하는 국경을 걷다보면 삶이란 언제나 꿈과 절망의 이중주같다. 캄보디아 라오스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양승윤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200.. 더보기
우리는 구걸하지 않는다 따 프롬 사원 입구에서 캄보디아 음악을 연주하는 악사들 지뢰를 밟고 다리를 절단한 사람들이 '우리는 결코 구걸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내걸고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고 이주를 감행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결코 구걸하지 않는다'는 말에는 우리 모두 고통으로 연결된 관계들이라는 은유가 깔려있는 것은 아닌가 누구나 가슴에 품은 이야기만은 서로 알아듣지 못해도 가슴이 이미 세계를 알아버렸기 때문에 치욕스러운 삶일지라도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폴 포트 평전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필립 쇼트 (실천문학사, 2008년) 상세보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