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시아를 걷는다

배다리 기행 인천에 배다리라는 곳이 있습니다. 최근 이곳에 산업도로가 나려고 합니다. 그로 인해 인천의 근대역사와 문화의 보고인 배다리가 이주의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구도심의 재생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개발이라는 경제논리로 무참하게 문화와 역사가 짓밟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곳은 '헌 책방 거리'를 비롯하여 인천 최초의 보통학교인 창영초등학교, 한국최초의 서양식 신교육이 실시되었던 영화초등학교 본관동 등 인천의 역사, 서민 생활과 문화사에서 중요한 지역입니다. 이주의 위기를 맞고 있는 배다리 지역이 산업도로 건설이 저지되어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길 희망합니다. 모든 타력에 의한 이주는 생존과 삶의 거처를 파괴시키고 해체시켜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복종케 합니다. ⓒ 아시아이주문화공간 '오늘' 인천 배다리 .. 더보기
왕평의 새해맞이 흰 눈이 내렸습니다. 모처럼 센터에 들어오는 눈길을 빗자루로 쓸었습니다. 센터 사랑방이 있는 옥탑이라는 곳. 알고보면 이주의 고뇌가 숨쉬는 곳이지요. 이주노동, 난민, 유랑, 디아스포라, 이주, 신산고초한 삶들이 저 문을 통해 들어옵니다. 제가 아는 왕평이라는 분이 있습니다. 이 분은 화교입니다. 피붙이 하나 없어 함께 지낼 가족이 없는 왕평씨는 지하도 등지에 누에처럼 엎드려 구걸을 하며 생활을 합니다. 어느날 흰 가래떡을 가지고 와서는 떡국을 끊여 먹는 것이었습니다. 그 분 나름의 새해맞이 이지요. 한 살 더 먹는 다는 것은 떡국을 끊여 먹는 일이기도 하지만 신산한 삶이 고요하게 수저를 들고 잠시 떡국 앞에서 치욕을 감내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디아스포라 기행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서경식 .. 더보기
STOP CRACK DOWN !! 이주민 130만 명 시대를 맞았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야만 사회를 방불케하는 일들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다문화 사회를 주창하는 이면에는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대대적인 강제 단속과 추방이 이어지고 있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이주노동자에게 숙식비를 부담시키고, 각종 의무보험을 제거하고, 연말까지 22만의 미등록자 중 2만명을 단속하고, 향후 5년이내에 10%까지 축소하겠다고 공공연하게 호언장담하고 있다. 국제결혼 이주여성은 통합이라는 기치아래 ‘동화주의 정책’에 한국화를 요구받고 있으며, 이주아동은 의료, 보건, 교육권이 박탈된 상태에서 방치되고 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양산하는 고용허가제의 악법은 개정되고 있지 않으며, 인도적 체류허가를 바라는 난민 신청자들은 여전히 배제되고 있다... 더보기
아시아에서 산다는 것 - - 필리핀 보홀(Bohol)의 듀에로(Duero)에 있는 일제국주의 만행장소. 당시 학살장소에 사당이 지어졌다. 1944년 필리핀 보홀의 듀에로마을에서는 일본군의 만행이 있었다. 마을의 원주민 13명을 학살한 것. 만행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인근 마을을 다니며 부역에 참여하지 않은 청년들을 칼과 총으로 무참하게 살육했다. 듀에로의 곳곳에 이를 기억하기 위한 사당이 지어져 있다. 공간은 다르지만 우리의 일제 강점기와 필리핀의 일제 강점기가 차이가 없듯이, 아시아의 고통은 치욕과 고통의 역사였다. 아시아에서 산다는 것은 어쩌면 공통의 과제가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제국주의:필리핀인들의 시련과 저항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권오신 (문학과지성사, 2000년) 상세보기 더보기
In-Joy Asia 이주민문화축제 ○ 일시 : 2008.10. 12(일) 11:00 ~ 18:00 ○ 장소 :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 ○ 주관/주최 : In-joy Asia 2008 Incheon Festival 준비위원회 ○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인천광역시 아시아 노점을 걷다 walk about The Asian Sreet Stall 2008년 10월의 어느 특별한 하루. 아시아 이주민들의 끈끈한 삶의 공간이 오롯이 살아납니다. 광장에 들어선 아시아 각국의 노점에는 손님을 부르는 호객꾼의 목소리가 흥겹습니다. 호객꾼의 손에 이끌려 찾아간 방글라데시 노점에서 흥정을 하다 걸음을 재촉하면 향신료 내음 가득한 아시아 길거리 음식이 더욱 강렬하게 유혹합니다. 노점들 한 켠에는 이주민의 인권과 아시아 평화를 위한 공간이 산뜻하게 반깁니.. 더보기
속도의 역설 캄보디아 씨엠립까지 가는 길에 차가 고장났다 카센타에 들어 갔는데 자동차를 고칠만한 공구가 없다 난감했다 이리보고 저리보고 그렇게 1시간을 노상 카센타에서 보내야만 했다 앙코르왓트에 아침해가 솟는다 잠시 묵상이다 지나 온 길을 생각해 본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어디로 가는가 앙코르왓트 회랑을 지키는 캄보디아 여인의 뒷모습을 보면서 잠시 삶을 본다 삶은 언제나 불안하다 아시아에는 느릿한 풍경 속에 속도의 역설이 있다 더보기
아시아의 아이 전쟁도 굶주림도 없는 풍경이 있는가 고통도 없고 갈등도 없는 그런 풍경이 있는가 아시아에는 자연을 닮은 아이들의 천진한 웃음이 있다 미소가 있다 그러나 톤레쌉 호수만큼이나 이미 늙어버린 아시아의 아이 그림을 그리며 혼자 놀고 있는 아이 놀이터에서 생존을 위해 1달러를 외치며 생계로 내몰린 아이 주먹을 쥐고 울고 있는 아이가 있다 아시아의 아이야 아시아의 아이야 한국의 아이 황 명 걸 배가 고파 우는 아이야 울다 지쳐 잠든 아이야 장난감이 없어 보채는 아이야 보채다 돌멩이를 가지고 노는 아이야 네 어미는 젖이 모자랐단다 네 아비는 벌이가 시원치 않았단다 네가 철나기 전 두 분은 가시면서 어미는 눈물과 한숨을 아비는 매질과 술주정을 벼 몇 섬의 빚과 함께 남겼단다 뼈골이 부숴지게 일은 했으나 워낙 못 사는 .. 더보기
국경을 걷는다 국경을 걷는다 국경을 넘는 일은 꿈과 절망을 넘는 일이다. 태국 국경도시 아란을 통해 캄보디아 포이펫을 향해 걷다보면 국경의 아이들과 짐꾼들의 모습이 처연하게 눈에 들어온다. 깡마른 몸에 퀭한 눈빛, 어린아이들의 모습 속에 아시아의 모습이 그대로 형형하다. 침묵 속에 찌든 몸이 앙상하기만 하다. 비포장도로 흙길에는 쉼없이 흙먼지가 날린다. 해는 쨍쨍하다. 거리에는 사람들로 넘치지만 실업의 걸음거리다. 다리하나 넘으면, 국경 문을 넘으면 갈 수 있는 나라가 있다. 하지만 언제나 가난한 나라의 문은 사람들로 넘쳐나고 부자 나라의 문은 언제나 한가롭다. 양극의 삶이 동거하는 국경을 걷다보면 삶이란 언제나 꿈과 절망의 이중주같다. 캄보디아 라오스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양승윤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200.. 더보기
우리는 구걸하지 않는다 따 프롬 사원 입구에서 캄보디아 음악을 연주하는 악사들 지뢰를 밟고 다리를 절단한 사람들이 '우리는 결코 구걸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내걸고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고 이주를 감행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결코 구걸하지 않는다'는 말에는 우리 모두 고통으로 연결된 관계들이라는 은유가 깔려있는 것은 아닌가 누구나 가슴에 품은 이야기만은 서로 알아듣지 못해도 가슴이 이미 세계를 알아버렸기 때문에 치욕스러운 삶일지라도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폴 포트 평전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필립 쇼트 (실천문학사, 2008년) 상세보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