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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2) 나는 누구인가? (2) 이세기 무지개 슬픔, 이주노동 늦은 밤에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다. 하킴이 단속에 걸려 잡혔다는 내용이었다. 만난 곳은 공교롭게도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있는 보호실이었다. 그는 보호실의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의자에 앉으면서 “괜찮아요”라는 말을 건넸다. 오랜만에 본 그의 웃음이 여전히 싱그럽다. “야간 근무를 하고 있는데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들이닥쳤어요. 아마 누군가 신고를 받고 온 모양이에요.” 그는 한 공장에서만 12년간 일을 한 베테랑 기술자이기도 하다. 공장에서도 그가 없으면 기계가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그를 신뢰했고 전적으로 일을 맡겼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에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잡혀서 정리도 못하고 가게 됐네요.” 단속에 잡혀 주변 사람들에게 제대로.. 더보기
나는 누구인가?(1) 나는 누구인가? 이세기 이주노동자, 시인이 되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하킴(32세)은 한국이 낯설지 않다. 그가 한국에서 맞는 여름은 올해로 열다섯 번째다. 그에게 왜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느냐고 묻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에게는 ‘한국의 겨울 날씨는 고춧가루만큼 맵고, 한여름은 방글라데시보다 더 덥다’고 엄살을 떨 줄 아는 익살이 있다. 가끔씩 고향 인근의 시원스럽게 흐르는 강에 몸을 던져 텀벙 들어가는 꿈을 꾸지만 이젠 그 꿈마저 가물가물하다.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 청년기를 보낸 그다. 이주노동 바닥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는 고향 포리풀(FARIDPUR)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1994년에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올 때까지만 해도 이주노동을 통해 번 돈으로 고향에 의류공장을 세우는 꿈을 꾸었다. 거개의 아시아.. 더보기
시민 K씨 시민 K씨 이세기 귀화자의 비애 그를 시민 K씨라고 부르겠다. 시민 K씨의 나이는 38세. 한국에 들어온 지 7개월째다. 그에게는 아내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큰딸과 이제 막 백일이 지난 딸아이가 있다. 그는 중국 흑룡강성에서 태어났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곳에 40여 가구가 벼를 심고 농사일을 하는 촌이다. 그곳은 군산에서 태어난 할아버지가 일제강점기 때 가족을 이끌고 두만강을 넘어 길림(吉林)을 거쳐 정착한 곳이다. 성자촌에서 정착한 가족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되면서 한국으로 오기를 포기하고 중국 내 소수민족인 조선족으로, 농사일을 하며 살았다. 집안의 막내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를 마칠 무렵 상급 학교로 진학하기 위해 녕안시에 있는 학교로 전학을 갔다. 그것이 가족과의 이산(離散)의 시작.. 더보기
제5회 아시아 인권포럼-이주노동자들의 권리신장 - - - 초대의 글 - 한국사회에 외국인이 100만 명, 이주노동자가 70만 명에 이르고, 다문화가정이 날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실시한 한 조사에서 한국인들은 외국인 이주노동자들과 ‘공존(共存)은 할 수 있지만 공유는 안 된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과거 한국인이 하와이와 남미 등지에서 이주노동자로 고달픈 이민생활을 했듯이 한국에 온 많은 이주 노동자들도 고달픈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이주노동자들을 송출하던 국가에서 받아들이는 목적국으로 바뀐 지 아직 3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국내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를 신장 시키고, 그들의 삶의 질을 개선 시키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창출해야 될 많은 사안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 중에는 송출국들과 국제.. 더보기
[새해맞이]2010년 새해에는 모든이에게 평화가 함께하기를 새아침/85.5㎝×59㎝/한지다색목판화=홍선웅 새해에는 좋은 소식, 새해에는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에는 늘상 골목길 구석구석, 불켜진 창문마다 웃음 꽃이 활짝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에는 모두가 모두에게!! - 아시아이주문화공간 '오늘' 배상 하늘은 이어져 있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일본아동문학자협회 (낮은산, 2008년) 상세보기 더보기
[새해맞이] 한 하늘 아래에서 사는 우리 인생의 노래 - 하킴 피부가 까맣거나 하얗거나 가난하거나 부자거나 그 누구 그 어디서라도 나에겐 다르지 않네 사람 피는 다 같이 빨갛고 우리는 모두 한 사람에게서 왔네 나는 이미 알고 있네 한 하늘 아래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그 하늘 구름처럼 같은 바람에 춤을 추며 살아가네 하나의 태양에서 나오는 햇살에 몸을 맡기고 있지만 누구는 행복하고 또 누구는 슬픈 현실 모든 사람이 사람에게 모든 나라가 나라에게 아껴주며 돕고 살아야 하는 한 하늘의 운명 지구에 사는 우리는 모두 가족 * 시인 하킴은 한국에서 16년간 이주노동자로 생활하다가 2009년 강제단속으로 추방당했다. 그는 '아시아문학' 낭송의 밤 등에 참여하여 이주노동자의 비애와 사랑을 주제로 시를 발표했다. 구별짓기 (상)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 더보기
[10대뉴스] 2009 다문화사회 10대 뉴스 1. ‘다문화사회’로 키워드 변화! 130만 명의 이주민 시대. ‘이주노동자’에서 ‘다문화사회’로 키워드가 바뀌고 있다. 그동안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양산했던 ‘산업연수생제도’나 ‘고용허가제’ 등 이주노동자와 관련한 키워드가 주류를 이루었다면, 2009년 들어와서 이주민 100만 명 시대를 맞이하면서, 관련 키워드가 ‘다문화사회’로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문화가정’, 이주아동교육’, ‘한부모 가정의 증가’ 등 이주과정에서 발생되는 문제들이 새롭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하게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엔미래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국제결혼율이 10%을 넘고 있으며, 2050년에는 이민자와 자녀들의 숫자가 전체 인구의 21.3%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 더보기
함께 한 손 ⓒ 김지환 어디에서 왔건, 그가 어디에 살건 피부색, 종교, 나이, 성, 음식, 문화의 차이를 떠나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함께 손을 내밀어 봅니다. 일하는 손이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함께 있어서 함께 호흡해서 함께 어두운 세상을 건너서 너무 고마웠다고 따뜻한 손들이 서로에게 위로를 합니다. 이주노동자 또 하나의 아리랑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지은이 정동헌 (눈빛, 2006년) 상세보기 더보기
빈껍데기뿐인 '다문화 대책' [시론] 빈껍데기뿐인 ‘다문화 대책’ 오는 18일은 ‘세계 이주민의 날’이다. ‘모든 이주민이 인간으로서 누리는 모든 권리와 자유는 인종, 국적 등의 차별 없이 행사돼야 한다’ 등 이주민 인권보장에 대한 내용이 올해에도 이슈가 될 것이다. 법적 지위를 불문하고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많은 이주민은 각종 언론보도와 설문조사에서 보듯 자신들에 대한 인권침해가 심각한 수준임을 고발하고 있다. 성차별은 물론이고 잦은 가정폭력, 이주민으로서 마땅히 누려야할 시민권적 권리들이 제한받거나 차별받고 있다고 국제엠네스티도 경고하고 있다. 이주민 100만명 시대를 넘어선 지금, 다문화사회에 대한 보도는 언론의 단골메뉴가 된지 오래다.. 더보기
부끄러운 '국제도시 인천' [미추홀 칼럼]부끄러운 ‘국제도시 인천’ [경향신문] 2009년 11월 27일(금) 오전 05:00 가 가| 이메일| 프린트 12월18일은 ‘세계 이주민의 날’이다. 전세계적으로 이주민의 숫자는 1억9천만 명이 넘는다. 35명 중 1명꼴로 이주민이다. 한국도 650만 명의 해외 이주민이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등지의 나라에서 이주민으로 살고 있다. 비단 이주는 국경을 넘는 일만은 아니다. 경제적 이유와 행복을 찾아 이주를 한다. 지역에서 지역으로 이사를 하는 것도 이주다. 인천 역시 미추홀 이래 경향각지에서 일을 찾아 온 이주민이 정착한 고도(古都)이기도 하다. 외국인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한국으로 오는 많은 이주노동자와 결혼 이주여성은 행복한 삶을 찾아 이주를 해온 이주민이다. 2009년 9월 말 .. 더보기